권리금 2억을 받고 홍대에서 나간 사장님이 있는데, 그 돈이 왜 나왔는지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나는 임대차 계약 관련 일을 하면서 2023년에만 홍대 일대 권리금 분쟁 건을 서른 건 넘게 봤다. 그중 정확히 2억을 받고 넘긴 케이스는 이태원 쪽에서 올라온 터줏대감이 운영하던 칵테일바였는데, 이 가게가 왜 그 가격에 팔렸는지 파고들면 흔한 상권 이야기랑은 전혀 다른 맥락이 나온다.
살아남은 가게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것
홍대에서 살아남은 곳들의 차별화 전략을 논하기 전에, 폐업한 곳들이 놓친 게 뭔지부터 봐야 한다. 대부분의 실패 사례가 같은 패턴이었다. 2022년 하반기부터 홍대 메인 스트리트 기준으로 임대료가 15~20% 뛰었는데, 문제는 그 시점에 새로 입주한 가게들이 전부 "트렌드"를 쫓는 컨셉이었다는 거다. 블루라이트 넣고 미니멀 인테리어 하고, 인스타 감성 메뉴 올리고. 3개월 안에 리뷰 수가 말라버렸다.
반대로 살아남은 곳은 정반대였다. 홍대 뒷골목에서 10년째 영업하는 포장마차 하나가 있는데, 이 집 사장은 본인 가게를 "접대가 가능한 포장마차"라고 정의했다. 유흥 종사자들 사이에서 쓰는 말로 정리하면 일종의 "접대 코스"를 운영한 건데, 손님이 술 몇 잔 마시고 나가는 게 아니라 다음 유흥 장소까지 연결해주는 식이었다. 유흥 용어 정리 차원에서 보면 이건 "이동 동선 최적화"인데, 이 가게는 단순히 술 파는 곳이 아니라 유흥 코스의 허브 역할을 한 거다.
이런 구조를 추천 바로가기에서 더 파볼 수 있고, 본론으로 돌아가자.
권리금 2억의 실체
그 칵테일바가 2억에 거래된 이유부터 말해줄게. 처음에는 권리금 2억이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계약서를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그 가게가 확보하고 있던 건 세 가지인데, 첫째 5년 장기 임대차 계약서에 연 2% 인상 조건이 박혀 있었다는 점. 둘째 인접 3개 점포와 공유하던 외부 테라스 공간에 대한 별도 사용 권한. 셋째는 뭐니뭐니해도 단골 리스트인데, 재방문율로 환산하면 월 1,200만 원 이상의 매출 기반이었다.
위키백과 노래방 역사를 보면 한국 유흥 산업의 뿌리가 어떻게 홍대까지 미쳤는지 나와 있는데, 실제로 그 뿌리가 깊은 곳일수록 오래 버틴 가게의 권리금은 오히려 높게 형성된다. 역설적으로 새로 월세 2,500만 원짜리를 여는 것보다, 월세 800만 원에 권리금 2억짜리 기존 가게를 인수하는 게 실질적으로 이득인 구조가 생긴 거다.
실행 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 세 가지
글 쓰면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다 잘하면 된다"식 조언이다. 대신 이 글 읽고 직접 판단할 때 반드시 확인할 항목 세 개를 남긴다.
임대차 계약서에 권리금 상환 조건이 실거래 내역서와 일치하는지. 권리금 지불 기한이 계약 후 며칠 이내로 명시되어 있는지. 현재 건물주가 전세권 설정 여부를 공개하고 있는지.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 권리금은 2억이 아니라 2천만 원 가치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