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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매출 3천 찍고도 6개월 만에 접은 홍대 술집, 돈이 안 돼서 망한 게 아니다

월 매출 3,000만 원. 이 숫자 보고 "잘 되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도 그랬다. 2022년 말 홍대입구역에서 도보 8분 거리 2층에 42평 술집을 열었다. 1월 매출 2,700, 2월 3,100. 숫자만 놓고 보면 시름 놓을 시기였다. 그런데 7월에 폐업 신고를 넣었다. 반년 만이다.

진짜 원가 구조부터 까겠다. 월 매출 3,100만 원 기준이다.

식자재와 주류 원가 37%, 약 1,147만 원. 인건비(시급 1만 원, 알바 4명에 정규직 1명) 890만 원. 월세 380, 공과금 95, 로열티 120. 합치면 2,632만 원. 순수익 468만 원에서 세금, 카드 수수료 2.3%, 가끔 터지는 반품·폐기 손실까지 빼면 남는 건 200만 원 언저리다.

근데 이게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진짜 발목 잡은 건 '리피트' 확보 실패였다. 홍대 상권은 같은 손님이 한 달에 두 번 이상 찾아오는 비율, 즉 리피트율이 40%는 넘어야 장사가 된다. 나는 오픈 초기 3개월을 신규 유입에만 투자했다. 인스타 릴스, 맛집 유튜버 섭외, SNS 이벤트. 다 했다. 근데 리피트율이 17%에 그쳤다.

손님이 '텐션' 느끼고 왔는데, 정작 공간 구성이 그 텐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유흥 쪽에서 말하는 텐션이라는 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거잖아. 나는 그걸 인테리어와 음악으로만 해결하려 했다. 그런데 다음에 또 오고 싶게 만드는 건 사실 앉아서 느끼는 경험의 밀도, 그쪽이다. 손님이 한 번은 "여기 뭔가 2% 아쉬워요"라고 했는데, 그게 뭔지 파악하는 데 4개월이 걸렸다.

문제는 홍대 상권 특성상 1차(간단히 한 잔)와 2차(본격적으로 놀기)가 확실히 나뉜다는 점이다. 나는 그 경계를 못 잡았다. 타깃은 1차로 잡아놓고 인테리어는 2차 감성으로 꾸민 거다. 1차 손님은 "좀 비싸" 하고 돌아갔고, 2차 손님은 "별로" 하고 안 왔다.

살아남은 곳들이 공통적으로 한 건 세 가지다.

명확한 포지셔닝. "우리는 1차" 아니면 "우리는 2차" 중 하나를 정하고 그 안에서 메뉴 구성과 가격대를 밀어붙였다.

단골 관리 시스템. 유흥 업계 용어로 '단골 케어'라고 하는 건데, 예약 관리, 단골 전용 메뉴, 생일 이벤트 같은 걸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리피트율이 2배 이상 차이 났다.

원가 모니터링 주기. 나는 월 단위로 봤다. 살아남은 곳은 주 단위로 봤다. 어떤 요일이 손님 대비 인건비 과도한지, 어떤 메뉴가 마진을 까먹는지를.

공덕 쪽에서도 비슷한 케이스를 봤다. 공덕 비즈니스클럽 쪽 자료 보면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원가 구조의 함정은 동일하다. 참고삼아 봐둘만 하다.

어떤 술집이든 월 매출 3천이든 5천이든, 원가 구조가 건강하지 못하면 결과는 정해져 있다. 리피트율 20% 미만이면 1년 버티기 어렵고, 포지셔닝이 흐릿하면 신규 유입이 아무리 많아도 의미없다. 매출 화면에서 숫자가 올라간다고 좋아하기 전에, 그 숫자 밑에 깔린 원가 라인을 먼저 확인하라. 그게 전부다.

공덕 비즈니스클럽